세금은 왜 내야 하는 걸까? 그리고 그 돈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?

월급날이 왔어요. 통장을 열어봐요. “어… 내 월급이 왜 이것밖에 안 되지?” 분명히 계약서에는 ₩300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는데, 통장에 찍힌 건 ₩260만 원. 나머지 ₩40만 원은 어디로 간 걸까요?

소득세, 건강보험, 국민연금, 고용보험… 월급에서 떼가는 것들 이름만 봐도 머리가 아파요.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죠: “이 돈 대체 어디에 쓰이는 거야? 그냥 증발하는 건 아니지?”

당연한 의문이에요. 그리고 답은 생각보다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.

세금은 왜 존재하는 걸까?

가장 쉽게 생각하면: 세금은 사회에서 살기 위한 멤버십 회비예요.

생각해보세요. 매일 도로 위를 걸어요. 아프면 119에 전화해요. 아이들은 공립학교에 다녀요. 집에 불이 나면 소방차가 와요. 도둑이 들면 경찰이 출동해요. 이 모든 게 공짜일까요? 누군가가 비용을 내야 해요.

그 누군가가? 우리 모두예요. 함께. 세금으로.

만약 세금이 없다면? 모든 도로가 유료 도로예요. 공립학교가 없으니 돈 있는 집 아이만 교육받아요. 군대가 없으니 나라를 누가 지켜요. 식약처가 없으니 식당 위생검사도 없어요. 상상만 해도 끔찍하죠?

세금은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만, 한 사람이 혼자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을 함께 만들기 위해 존재해요. 경제학에서는 이걸 “공공재”라고 불러요 — 모두가 함께 쓰지만, 개인의 선택에만 맡기면 무너지는 것들이에요.

세금의 종류 (생각보다 엄청 많아요)

대부분의 사람들은 “세금 = 월급에서 떼는 거”라고만 생각해요. 근데 사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내고 있어요:

소득세: 가장 대표적인 세금이에요. 돈을 벌면 버는 만큼 나라에 내는 세금. 한국은 6%~45%의 누진세율이 적용돼요 — 많이 벌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구조예요.

4대 보험 (건강보험, 국민연금, 고용보험, 산재보험): 엄밀히 말하면 세금은 아니지만 월급에서 의무적으로 빠져요. 건강보험은 병원비를, 국민연금은 노후 생활비를, 고용보험은 실업급여를 보장해요. 회사도 절반을 같이 내요.

부가가치세(VAT): 물건을 살 때마다 가격의 10%가 세금이에요. ₩10,000짜리 물건을 사면 ₩1,000이 세금. 대부분 가격에 이미 포함되어 있어서 못 느끼는 거예요. 하루에 커피 한 잔, 점심 한 끼, 편의점 간식… 전부 10%씩 세금을 내고 있어요.

재산세/종합부동산세: 집이나 땅을 가지고 있으면 매년 그 가치에 따라 세금을 내요. 비싼 집일수록 세금이 많아요.

양도소득세: 주식이나 부동산을 팔아서 이익을 봤으면 그 이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요. 한국은 특히 부동산 양도소득세가 빡센 걸로 유명하죠.

핵심은? 벌 때, 쓸 때, 모을 때, 투자할 때, 가지고 있을 때 — 거의 모든 경제 활동에 세금이 붙어요.

그래서 그 돈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?

이게 가장 궁금한 부분이죠. 한국 정부의 2024년 총 예산은 약 ₩656.9조 원. 이 어마어마한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볼까요?

보건·복지·고용 — 약 35%

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에요. 약 ₩226조 원. 국민연금, 건강보험 지원, 기초생활보장, 아동수당, 장애인 지원, 노인 돌봄, 실업급여… 우리가 아플 때, 늙었을 때, 일자리를 잃었을 때 지켜주는 안전망이에요.

교육 — 약 12%

약 ₩80조 원. 초·중·고 공교육, 대학 지원, 교원 급여, 학교 시설 관리, 무상급식, 학자금 대출 등에 쓰여요. 우리나라 아이들이 학교에 무료로 다닐 수 있는 건 이 예산 덕분이에요.

국방 — 약 9%

약 ₩59조 원. 군인 급여, 무기 구매, 군사 시설 유지, 방위력 개선에 쓰여요. 한반도 상황을 생각하면 빠질 수 없는 항목이에요.

SOC(도로·교통·인프라) — 약 4%

약 ₩28조 원. 고속도로, 철도, 공항, 항만, 상하수도 시설 건설과 관리. 매일 타는 지하철과 버스, 걸어 다니는 도로가 여기서 나와요.

국가 채무 이자 — 약 3%

약 ₩23조 원. 정부도 빚이 있어요. 그 빚의 이자를 갚는 데만 이만큼 들어요. 도로를 깔거나 학교를 짓는 데 쓰이는 게 아니라 과거에 빌린 돈의 이자만 갚는 거예요.

나머지 — 약 37%

공공질서·안전(경찰, 소방), 환경, 문화·관광, R&D(과학기술 연구), 외교, 농림수산, 산업지원 등이 여기에 포함돼요. 이 모든 걸 합쳐도 보건복지 예산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에요.

“세금 내는데 왜 도로는 맨날 공사 중이야?”

진짜 공감되는 불만이에요. 근데 세금이 감당해야 하는 게 어마어마하게 많거든요. 돈이 넘쳐나는 게 아니라 항상 부족한 상태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거예요.

숫자로 보면:

  • 한국에는 약 11만 km의 도로가 있어요. 이걸 전부 관리해야 해요.
  • 전국에 약 12,000개의 초·중·고등학교가 있고, 600만 명 이상의 학생이 다녀요.
  • 식약처가 식품과 의약품 안전을 검사해서 우리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요.
  • 기상청이 매일 무료로 날씨 예보를 해줘서 태풍이나 폭우를 미리 대비할 수 있어요.

세금은 완벽하지 않고, 정부 예산 집행에 낭비가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. 하지만 세금이 만들어내는 기본적인 서비스들은 너무 당연해서 평소에는 못 느끼고, 문제가 생겼을 때만 알아차리게 돼요. 역설적으로, 그게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예요.

세금이 내 지갑에 미치는 영향

“정부 예산이 몇백조니 하는 건 알겠고, 내 지갑 얘기를 해줘.”

1. 실효세율은 생각보다 낮아요. “나는 15% 세율 구간이야”라고 해도, 전체 소득의 15%를 내는 게 아니에요. 한국의 소득세는 누진 구조라서, 처음 ₩1,400만 원까지는 6%, 그다음 구간은 15%… 이렇게 단계별로 적용돼요. 실제로 내는 비율(실효세율)은 표면 세율보다 낮아요.

2.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활용하세요. 연말정산이 “13월의 월급”이 되는 이유가 이거예요. 신용카드 사용액, 의료비, 교육비, 기부금, 연금저축, 주택 관련 공제… 이런 걸 잘 챙기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어요.

3. 절세 계좌는 합법적 치트키예요. 연금저축, IRP(개인형퇴직연금), ISA(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) — 이런 계좌에 돈을 넣으면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. 안 쓰면 손해예요.

4. 세금을 이해하면 돈이 모여요. 기본적인 세금 구조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매년 수십~수백만 원이에요. 세무사가 될 필요는 없어요. 누진세, 공제 항목, 절세 계좌 정도만 알아도 훨씬 앞서가요.


보너스 팩트

한국의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는 매년 약 2,000만 명이 접속해요. 서비스 오픈 첫날에는 접속자가 몰려서 서버가 다운되는 게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기도 했어요. 재미있는 건, 한국의 연말정산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디지털화 수준이 높기로 유명해요 — 카드 사용 내역, 의료비, 교육비 등이 자동으로 수집되니까요. 미국에서는 아직도 영수증을 직접 모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.


마무리

아무도 세금 내는 걸 좋아하지는 않아요. 하지만 세금이 왜 존재하고, 어디에 쓰이는지를 알면 생각이 달라져요. 세금은 블랙홀에 빠지는 돈이 아니에요 — 내가 다니는 도로, 아이가 다니는 학교, 아플 때 가는 병원, 나라를 지키는 군대, 힘들 때 받는 지원금… 이 모든 것의 재원이에요.

세금이 완벽하게 쓰이나요? 아니요. 낭비가 있나요? 당연히 있어요. 그래도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하나요? 당연하죠. 시스템을 이해하는 게 첫걸음이에요.

세금을 피하는 게 목표가 아니에요. 세금을 이해해서 그 안에서 현명한 재정 결정을 내리는 거예요. 세금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, 결국 자기 돈을 가장 잘 지키는 사람이니까요.


이 글은 교육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, 전문 세무/금융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. 세금 관련 결정 전 반드시 전문 세무사와 상의하세요.


출처

  • 기획재정부 — 2024년 예산안 개요
  • 국세청 — 소득세 세율 및 과세표준
  • 한국조세재정연구원 — 조세 개요
  • Investopedia — Types of Taxes: The Complete Guid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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